2012-05-16
해방. 시스템으로 부터의 일단의 해방은 약속되어 정해진 '의무'를 행함으로 이루어짐이다.
그리고 되세김을 핑게로 쓰지 않았던 환희는, 억지로 기뻐했던 그 큰 기쁨은, 내게 얼마나 남았나.
물살이 멎자 소년은 금방 뭍으로 나올 생각을 않고 잔잔한 물 위에 몸을 맡긴 채 가만히 떠 있다. 언제 또 물살이 거세질지 모르는 채. 잃을 수도 있는 편안함을 감사히 여겨 기뻐하면서.
이 여행은 되세임이다. 예전에 살았던 곳을 되세기기 위한 여행이다. 난 어디에 있었나?
난 어디로 갈 것이다를 확고히 하기 위한 이야기로서 난 어디에 어떻게 있었나?
이것이 현실임을 기억하고 되세기기 위해 필요한 사진을 위해.
어린 아이는 최초의 물살을 기억한다.
약한지 몰라 겁에 질려 건너지 못했던 강을,
강한지 몰라 멋대로 덤볐다가 죽을 뻔한 계곡을,
깊은지 몰라 멋대로 뛰어들었던 수영장을.
소년은 물살을 기억한다.
소년은 불길을 기억한다. 두렵지만 발로, 손바닥으로 탁 치자 꺼져버린 공포를 기억한다.
이제 소년은 준비가 되었다. 때가 보인다.
그래서 가만히 중얼거린다. - '아, 조금만 쉬고. 마지막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