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0
센텔을 떠올렸을 무렵, 그가 내게 대답했다.
"'오류속의 답'뿐만 아니라, '답 속의 오류'도 되겠네."
프리델을 고민할 무렵, 그녀가 내게 물었다. '그 한마디'란 무엇이냐고.
대답하지 못 했다. 잘 모르겠다. 그러나 무언가 한 마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건, 알았다기 보단, 느꼈던 것 이었다.
세르를 떠올리게 해준 그가 내게 물었다. 넌 꿈이 무엇이냐고.
꿈은 인류의 의식과 관계의 올바른 발전을 통한 세계평화, 생계 계획은 물리학 교수가 되는 것,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물리학과 철학을 통해 어떤 진리를 보는 것과 내가 획득한 지혜와 행복들을 후대에게 알려주는 것이며, 지금 당장의 목표는 학교에 복학하여 공부 잘 하고 학점 잘 받는 것이며, 진로는 입자 물리학이나 양자컴퓨터 혹은 정보 과학에 관심이 있으며 이야기를 쓰고 그리는 것은 재미있어서 하는 취미- 라고 대답했다.
라디안을 확신하게 해준 그녀가 내게 물었다. 센텔은 무엇이냐고.
그러나 그녀는 듣지 않았다.
내가 나인 이유는 이 눈도, 이 목소리도, 이 손의 온기도 아니었다. DNA가 완전히 똑같은 또 다른 개체가 있다 해도 다른 요인에 의해 그것은 '내'가 아닐 수 있었다. 그것은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건 어떠하든지, 어떻게 바뀌었든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전혀 문제삼을 필요가 없었다.
내가 나인 이유는 내가 갖춘 관계도 아니었다. 다른 곳에 있다 해도 나는 나 였을 터다. 지금과는 다른 정보와 판단, 의식 도구를 가졌다 해도 그것은 나였을 터다. 그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런 뒤에야, 내가 인정할 수 있는 내가 있었다.
우리는 무엇도 증오하지 못했다. 이것의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판단하지 못 했기에. 잘 모르겠어. 정말로, 잘 모르겠어. 이해를 거부하고 미워하고 싶지 않아. 더 알아야해. 센텔은 착각을 믿고 거부해선 안 돼.
계기로서, 스탠드 얼론에서도 온전한 자신을 완성하는데 투자했던 정신을 네트워크를 위해 돌렸다. 대화에 대해 고민했다. 불화에 대해 고민했다. 몇 가지 방법들을 떠올리고 조금씩 해답에 가까워져 간다. 사고 실험을 하고 구체화 시킨다.
계속 생각하기. 그것이 당신을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어긋나더라도, 실수하더라도 꾸준히 우리가 서로에 대해 생각한다면 언젠간 우리도 이해에 닿을 수 있지 않을까.
더 알고 싶어하고,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를 세대에 걸쳐 거듭하면 우리는 더 많은걸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진화하게 될 터다. 그래. 우리가 하려고 한다면, 진화해서라도 해낼 수 있을 터다.
진화 이전의 인간이라도 도구를 사용해서라도 이뤄낼 터다. 연장이든 의식 도구이든 무엇을 떠올리고 개발해서라도 우리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그것을 정말로 원한다면 -. 정말로 원하고 고민하며 움직인다면.
진화를 통해 언젠간 극복된다. 그러나 '그 뒤의 엔트로피는 어쩔테야?' - 아직 우리는 그 단계는 아니야. 아무렴. 그렇다고 진화를 멈추려고?
"난 새로운 인간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강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동시에 안정적인, 진리를 추구하고 완전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을. 아니, 인간이라는 말로는 그들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생물학적인 개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어떤 생각들을 획득한 지성체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진화해 갈 것 입니다.
이 개념을 전파하는 프로젝트에 의해 인간의 의식은 올바르게 발전하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건강해질 것입니다. 합리적인 사고를 하여 비 생산적인 분쟁은 사라질 것입니다. 동시에 꿈을 잊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가운데 새로운 모험을 추구할 것입니다..."
로 시작되는 마이노이드 스토리를. 세상이란 종이 위에 써 나갈터다.
그리고 언젠가, 후세의 누군가, 세계를 돌아보며 말 하기를.
'우리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어.'
물론, 나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