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텔이 무너진다는 것은.

2012-10-17

이야기를 완성하지 못하고, 나는 더 이상 센텔일 수 없게 된다면. 燦中일 수 없다면.

뭐가 더 바람직할까. 우린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 우리의 문화는, 우리의 관계는 어때야 할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왜 이런 모습이고,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등등의, 일련의 고민들을 잊고 생활에 파묻혀버린다면. 리데아라는 씨앗의 싹을 틔우지 못 하고, 급급함에 빠져들게 된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이름을 바꿔야겠지. 燦中이란 이름과, 그 이름에 담으려 했던 이야기에게 그리움과 애정을 남겨두고.

그 이름은 무엇이든 상관 없겠지만, 흘러간 이야기란 의미가 좋겠어. 아니, 실은 뭐라도 상관 없고 되려 의미가 없는게 더 좋겠다.

이런 생각마저 하는 것은 역시 지친 탓이다. 한 순간이라도 이름마저 바꾸면, 돌아갈 수 없잖아. 그렇게 되었을 때, 난 돌아가지 못 하는 것을 아파할까. 아파하지 못 한다면, 역시 그건 센텔이 아니어서. 어쩔 수 없이 흩어져 버린 꿈이 된 것이겠지.

아니, 위기감을 느낀 탓이다. 아직도? 아직도? 아직도?

숨죽여 있기를, 몇 년이야?

철장이 열릴 줄 알았는데, 감시자는 사라졌지만 스스로 열리진 않았어. 그래 누군가 열어줄리는 없었지.

침식된 부리는 되돌아 오지 않았어. 굳었던 날개가 이내 부드럽게 펼쳐지진 않았어.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이름을 잃을 순 없어.

만나지도 못 한 하늘을 그리워하던, 펴 보지도 못 한 날개도, 꾸물대다 붙박이가 되어 뿌리가 되어버린 다리도, 이제 들어내어

답답을 떨텨내고 태동하는, 발아의 염원이 이제 싹을 틔우라.

모든 의지가 각오를 품듯,

비상을 바라는 것은 추락을 각오함이다.

비록 얼어붙은 날개지만, 찢겨지게 두진 않았다.

센텔이 무너졌다는 건, 그것은 날아오르지도 못 했다는 의미다. 허울뿐인 말만 공허히 종이위에 맴돌고, 아무런 이야기도 시작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대로 식어버린다면 분명 난 이름을 바꿔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 년간 움직이지도 못 한 마음이 아직도 벅차오른다. 비록 꾸역꾸역 참아내던 숨죽임에 지쳤지만 내면의 센텔은 아직 얼지 않는다.

나는 또 다시 꿈을 꾼다. 이번엔 이전보다 좀 더 가깝게. 발아의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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