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4
왜 인지 집중하지 못 하고. 우왕좌왕. 붕 떠서 -
괜스래 짜증. 괜스래 우울.
왜 인지. 어쪠선지 한심하다 싶어- 싶은데, 갑자기 옛 생각이 나지 뭐야.
중학생 때, 처음 마비노기를 시작했던거 기억나?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했던 RPG게임은 그게 처음이었지. 이전엔 애정을 갖질 못 하고 레벨 10 선에서 다 멈춰버렸잖아. 사실, 애정 문제라기 보단 성격의 문제였지. 레벨 1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모조리 겪은 뒤에야 레벨 2로 가겠다는 그 고집때문에. 빠른 레벨업이 아닌, 초등학생 때의 나는 그 레벨에서 볼 수 있는건 모조리 다 하고 넘어가야 직성이 풀리는 꼬마였지. 때문에 빠르게 레벨업을 한 친구들을 따라잡지 못 해 그만두었던 것 같아.
그러다가, 겪은 마비노기. 레벨의 제약도 상관 없었어. 스킬의 랭크도 상관 없었어. 난 어디든 갈 수 있고 - 데미지와는 상관없이 - 난 그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상관 없었어.
그러나 그 세계에서도 함께 시작한 친구들이 결국 '데미지'를 추구하기 시작했어.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스킬을 익혀 스텟을 올리고, '전투'나 '모험'이 아닌 '노가다'를 해서 스킬 랭크를 올리기 시작했어. 그들은 강해졌고, 더 많은 돈을 벌었어.
되려 그 못습은 현실의 나 였지. 지긋지긋한-. 원치 않지만 계속해야 하는 일들. 더군다나 숫자로 보이지도 않는 그 스텟을 위해. 어떤 경험치를 위해. 원치 않지만 해왔던 문제집들. 어떤 것들.
그때에 게임 속에서도 즐기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것은 싫었던거야. 그래서 마검사를 생각하던 내게 데미지 벨런스를 위해 제련을 권했던 친구에게. 함께 광을 잔뜩 캐고서 정작 제련을 하려고 반호르에 갔을 때. 모든 광물을 내려놓으며 '즐거울 수 없다면, 강해지지 않을래.'라고 말했어. 마검사가 광부라니. 맘에 안 들었기도 하고. 결국 내 스킬창엔 아직도 제련이 없어. 연습 랭크로도 없어. 그러나 더 즐거웠고. 그 덕분에 오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아직도 난 에린을 사랑해.
한심한 이야기지만. 아직도 그 생각은 여전한 것 같아. 즐거울 수 없다면, 강해지지 않을래. 스텟도 스팩도 구하지 않을래. 난, 즐거울테야. 게임에서도. 삶에서도.
즐거울 수 없다면, 강해지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