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3
아바타로 대표할 수 있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어떤 -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것.
우린 AR세계의 첫 세대다. 게임을 통해. SNS를 통해. 우린 우리의 케릭터를 만들고, 그 속에 스스로를 투영한다. 그리고 가상으로 만들어진 어떤 몸- 내지는 어떠한 것 -으로 살곤 한다.
모니터 넘어 비치는 자신의 케릭터를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처음 커스터마이징 기술로 만들어냈던 케릭터가 아직도 기억난다. 날짜도 기억하고 있다. 9월 1일 이었지. 초기 설정을 잘못하여 지웠다가 다음 날 다시 생성했었다. 그것은 곧 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이 생각하진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차피 게임이니까. 어차피 만날 일 없는 사람이니까. 어차피 가상이니까 - 라며 속이고, 욕하고, 배신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때는 그들을 반박하지 못했다. '나쁜 녀석들!' 이라고 하면서도 그들이 취하는 가상의 이익들을 부러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 내가 앉아있듯, 저기 모니터 너머엔 실제하는 당신이 있다. 게임 아바타의 뒤에. SNS의 프로필 이미지 뒤에. 분명히 당신이 있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어떤 욕망이나 거짓에 당신을 맡기게 되면, 그 댓가는 어떤 모습으로든 당신 스스로의 인격과 사상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지금의 내게 있어선, 가상도 실상도 없다. 당신은 이 세계를 가볍게 여겨 당신 스스로의 프로필을 속이고, 더불어 당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거짓을 말하며 낄낄거리고 있는지 어떤지는 난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난 리얼과 같은 자세로 이 세계를 살아가고 있고, 난 어디서든 나 라고 말하고 싶다는 것. 어떤 세계에서든 당신은 당신이다. 이 세계에서, 가상의 아바타와 텍스트 만을 통해 이어진 인연도 결코 얼굴 맞대어 만난 사람보다 가볍지 않다.
결코 가볍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