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2
몇 날. 몇 일. 몇 주. 몇 달 인지.
새벽 2시 이전에 잠들어 본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나마에도 잠들지 못하는데도, 삶은 왜 인지 잠들어만 있다.
몽롱하고 피곤한 감각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는데. 아니,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어?
아직도 때는 멀었나 -. 난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어도 되는걸까? 시스템이다. 어쩔 수 없는, 시스템이다. 이것은 변명인가? 자위인가? 합당한 이유인가?
난 또 다시 시를 되뇌인다. 시 밖에, 어쩔 수 가 없다. 더이상 굳어버린 손가락이라도. 주름이 펴져버린 듯 한 뇌라도, 예전에 쓴 시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기록된 종이를 뒤져, 기록된 데이터를 뒤져 나의 시를 되찾는다. 다시 읽어내린다.
시를 배우지 않았다. 시를 배우고 싶진 않았다. 그냥 읊조리고 싶다. 내겐 시란 그런 것이다. 인정도 원치 않는다. 공감도 원치 않는다. 시는 표현이다. 흘러야 마땅한 이 밤이 흐르지 않는 붙박이가 되어, 날 가두었을 때. 난 시 아니고서는 참을 수 가 없다.
날고싶다.
펴지 못하는 날개도 날개라고
만나지도 못한 하늘을 그리워 하는데
우리는 하늘을 날기 위하여
우리의 날개를 접는다.
수 년간 얼어있던 날개도
하늘을 껴안을 수 있는가
새장 속에 갖힌 채 어른이 된 새가
하늘을 품을 수 있는가
다리는 뿌리가 되고
부리는 둥글게 침식되어간다
그래도, 아직, 펴보진, 못했지만,
날개가, 남아있다.
그래도, 새 인데,
숨겨온 이빨을 드러내고 그 새장을 물어뜯어버리고 싶지만
마음속 깊이, 열망했던, 그리워했던, 하늘을,
만날 수 있다면, 기꺼이, 기꺼이, 이 답답을, 이겨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