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 미뤄진 당신을 위하여

2013-05-26

오래간만에 옛 일기장을 펼쳐보았다. 09년. 처음 입시에 실패했던 시기의 일기를.

막연히 믿었던 행운에 실망했었고, 긴 시간을 침대에 누운 채 멍하게 보냈었다.

그 뒤로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전역 한 뒤로 일 년 하고도 더 시간이 지난 시점. 내 시간은 흘렀을까? 내 모래 시계는 다시 세워졌을까?

잃어버린 것 같은 3년이 나이로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가진 나이 감각이 실제 시간과 맞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억울하다던가,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도 삶이고, 안고 가야겠지. 뭐 그걸로 되지 않았나.

다만 어째서인지 요즘엔 새로운 문장이 잘 안 떠오른다. 계속해서 옛 문장만 떠올린다. 이것이 '머리가 굳는'경험일까. 내일로 미뤄진 나는, 당신은, 미뤄진 어제가 아까워서 어제에 머무르는 것은 아닐까.

내일을 살고, 새로운 문장을 떠올리기 위해선 늙어감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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