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2013-05-30

내가 잘못해서 결과가 나쁜 것은 그리 괴롭지 않다. 앞으로 뭘 해야할지,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쉽게 알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굉장히 괴롭다 - 그러니까, 내가 잘못 한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 혹은 옳다고 믿어 온 방식으로 했을 때. 혹은 수 많은 책에서 그것이 옳다고 말해온 것을 수용하여 그렇게 했지만 - 그럼에도 결과가 나쁠 때. 원하는 결과가 아닐 때.

그리고, '네가 잘못했어.'가 아니라, '당신은 잘못하지 않았어요', '미안해요'를 들었을 때. 그 혼란이란. 그것이 괴로움인가? 혼란인가. 미묘하고 애매한, 몽롱한 듯 아찔한 듯 느껴지는 절망감.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어째서인지, 매번 그랬다. 여러 다른 상황에서 자주.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어쩌면 차라리 잘 알려진 잘못을 저지르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 그들 역시 내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거부한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 새로운 모델을 만든걸까. 너무 익숙치 않은 인물을 지향해 온 걸까. 난 어떻게 하면 받아들여 질까.

일 년이 다 다가오는 시점에도, 여전히 온전하게 끝나지 못 한 질문의 흔적이 남았다.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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