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7
물론 여기와서 여기로 이렇게 펜대..아니 키보드를 돌린것은 글이 막혔기 때문이지만.
트위터의 민결님이 자극을 주셨다. 전에 써 올렸던 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그리고 듣고싶은건 설정이 아니라 이야기라던가. 뭐, 그런식의 이야기.
그 때의 초고는 이거다 -
째앵-. 째앵-. 걸음을 옮길 때 마다 맑고 경쾌한, 얼음이 가볍게 깨어지는 소리가 울린다. 알렌은 장난스럽게 하얀 입김을 연거푸 뿜어대며 주변을 둘러본다. 사방이 온통 투명하고 은은한 얼음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신전이다. 푸르스름한 얼음으로 된 투명한 기둥은 화려한 눈 무늬로 세공되어있었고, 기둥 속에선 은은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높은 천정은 온통 고드름으로 뒤덮여있다. 이따금 하얀 얼음조각들이 천정에서 떨어지며 반짝인다. 황금으로 지어올린 궁궐도 이보다 아름답진 않으리라.
“여기에 있었구나.”
잔잔하게 출렁이는 큰 연못 앞에서 발을 멈추었다. 연못 위에 투명한 장식으로 된 큰 전신거울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니, 연못에 박혀있었다. 거울의 장식은 기둥처럼 화려한 무늬로 세공되진 않았지만, 수많은 육각무늬로 섬세하게 장식되었다. 그리고 거울의 머리장식에는 구름으로 뒤덮인 태양이 그려져 있다.
“얼음 연못이라니. 이건 처음 보는걸.”
알렌은 얼음조각을 연못에 던져보았다. 팍,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수면에 부딪혀 깨져버리더니, 연못으로 서서히 녹아들어간다. 충격을 받은 연못이 출렁인다. 이따금 얼음조각이 출렁이며 튀어 오른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한담.”
알렌은 안경을 계속해서 고쳐 쓰며 불만스러운 듯 입을 삐죽거렸다. 가만히 있질 못하고 몇 분이나 난감한 표정으로 주변을 서성거린다.
.. 이 뒤로도 조금 썼지만, 아직 충분히 쓰진 못했다. 계속 쓰고있다. 그래도 계속 쓸 생각이다. 이번엔 - 좀 어색하다, 싶더라도 수정할 생각 않고 계속 밀고나가기를 해볼까 싶다. 어차피 『은빛 기원』은 『마이노이드』를 쓰기 전에 한 번 써보자, 라는 기분으로 쓰려던건데 욕심이 나서 또 벌벌 떨며 못 쓰고 있던거니까.
알렌 스토렐. 메리엘 에스테반. 이 두 이쁜 녀석들에게 이야기를 불어넣어줘야지. 어떤 이야기가 될지는 사실 뭐, 나도 모르겠지만서도.
아무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