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소리

2011-12-05

말의 소리의 한 개념은 -

'와아아'라는 함성의 소리를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함성을 지르는 사람을 묘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1주차,

그는 꿈을 꾸었다.
손가락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그러나 그 자리엔 더러운 가로등이 거무튀튀한 빛으로 별을 가리고 있다. 별 정도나 되는 것들이 가로등의 빛에 가려진단 말이냐.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고 다녔는지 어깨를 억지로 펴 보았더니 가슴이 아린다. 억지로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쉰다. 들이쉬고 내쉰다. 헐떡임이 아니다. 심호흡도 아니다. 호흡이다. 숨결이다. 코가 들썩인다. 가슴이 벌렁거린다. 절로 어깨가 펼쳐지고 허리가 들쳐진다. 가슴의 고통은 여전히 가실 줄을 모른다. 그러나 상관없다.
한 번 크게 고함을 지르자 주변의 공기가 유리조각이 되어 푸른빛이 감도는 하늘 속으로 터져나갔다. 덩달아 주변의 건물들이 놀라 껌뻑껌뻑 겁먹은 듯 울렁이며 별을 따라하던 창들도 수군수군 일렁인다.
또 한 번 고함을 지르자 요동치던 유리창이 산산이 부서져 공기 속으로 산산이 흩어진다.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 그의 주위를 차례로 요란하게 유리 깨지는 소리가 퍼져나가고, 그 소리를 따라 가로등이 터져나간다. 최후까지 반짝이며 별을 가리려던 유리조각은 이내 그 빛을 잃고 바닥으로 우수수 쏟아진다. 그 소리야 말로 마지막 발악이었다. 이내 고요함이 도시를 감쌌고 가로등에게 빛을 빼앗겼던 별들이 하늘을 수놓았다. 빛을 한데 받아 가장 요란하게 하늘을 밝힌 달을 가리키는 손 아래에 그가 서 있었다. 별빛을 땅으로부터 해방시킨 그가 서 있었다.
길이 나쁜지 버스가 덜컹 거리며 심하게 흔들린 탓에 잠에서 깨어났다. 사람으로 가득 차 복작거리는 버스 안은 후덥지근했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옆 자리에 앉은 여자가 쥔 거울위에 별이 떠올랐다. 돌아보니 창문 위에도 별이 떠올랐다. 홀린 듯 손을 들어 당겨 보았지만 창문은 열리지 않는다. 하늘에도 별이 떴을까? 창문을 열어보지 않고도 그걸 확신할 수가 없었다. 창문을 깨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러나 이내 그만두었다. 의자가 또 다시 들썩이자 창에 비친 별 빛이 희미하게 반짝이더니 하늘로 돌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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