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 수 있는 세상

2012-01-07

물론 태초에는 수소가, 가장 간단한 그 물질이, 먼저였으며 곧 이어 헬륨이, 그렇게 물질과 열이 - 그러니까 에너지 - 한데 이루어낸 업적이 바로 세상, 그렇다면 세상은 그렇게 간단한 것들이 쌓아올려져서 이루어져 있을 터인데 어째서 이렇게 복잡하냐고 물었더니 선생님께서는 '그래, 세상은 복잡하지. 하지만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복잡하단다.'고 답해주셨지만 난 동의할 수 가 없는게 - 결코 내 일반물리학 점수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 내가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당최 뭐가 있는지, 그러니까 '알고 있다.'가 아니라 '이해하고 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것이 뭐가 있는가에 대해 골돌히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 뭐 하나 '이해하고 있는'것은 없고 모두가 '받아들여서 알고있다'고 생각하는 것들 뿐이란 말인데 고전역학의 논리를 이해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속에 미시적인 오류가 있는, 엄밀히 말하자면 진리에서는 다소 오차가 있는 논리인데 이것을 내가 '이해하고 인정'했다는 사실은 내가 받아들인 논리가 정확한 논리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며 내가 배운 논리가 정확하지 않다면, 그 논리를 잣대로 이해한 이론들이 과연 '이해'라는 말로 간단히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그러나 나아가서 고전역학의 중대한 결함을 찾아내버린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들을 내가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해 난 도대체 뭘 이해하고 알고 있는건지, 아니 내가 아까 알고있다고 했었던가? 진리가 아닌것을 알고있다고 할 때 그것을 알고있다고 해도 되는걸까, 이해했다고 해도 되는걸까.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