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17
『좋은 생각』이라는 월간 잡지를 필두로, '좋은 글'이라는게 유행했었지요. 힘내자, 이해한다, 하는 식의 따뜻한 글들이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번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정말 힘든 사람에겐 힘내라는 말은 잔인한 말이에요'라는 생각을 들었어요. 그들은 힘내라, 아자, 화이팅 같은 말은 삼가는 경향을 보였어요.
난 아직 그 둘 중 무엇이 더 좋은지 알지 못해요. 힘내라고 말하는 것과, 힘내라는 말 조차 그 사람에게 짐이되니 삼가는 것. 무엇이 배려인지, 무엇이 사랑인지 난 아직 이해하지 못햇어요.
나 역시 고생을 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어요. 바닥으로 떨어졌고, 기었고, 무시당했고, 멸시받고, 따돌림당하고. 그러나 그것은 약과였어요.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고는 이런 것을 힘들어한 자신이, 그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물에 빠진것에 겁먹어서 허우적대다가, 바닥에 발이 닿아서 무안한 느낌으로.
난 힘들어보질 못 한걸까? 난 외롭지 않았던걸까? 글쎄. 그건 아닌데. 심하게 외로웠는데. 그땐 힘들었는데. 그것이 정말 힘들었던게 아니라 다 내 상상에 의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
그래서 난 아직, '힘들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했다고 말할 수 가 없어요. 정말로 난 힘들어보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나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이 느낌은 어떻게 전해야 할까. '힘내'라는 말은 내 느낌을 담을 수 있을까. '토닥토닥'이라는 표현은 내 기분을 담을 수 있을까.
하지만 어쩌겠어. 사실은 내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은, 모모를 따라하는 것인데.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예전에 알던 한 블로거의 문장이 떠올라요. "빌어먹을 로멘티스트."
"빌어먹을 로멘티스트 -." 이 문장은 도서관에서 느낀, 의미는 담지 않은체 알콩달콩 새콤달콤 쌉싸름한 글들이 베스트셀러와 '이 달 가장 많이 빌려간 책'을 채우는 것을 본 그의 감상이었어요.
사실 상처라는것도 잘 모르겠어요. 충격은 상처일까? 어머니께서 공부가 아닌 다른것을 한다고 일기장을 찢었던 때가 있었어요. 어머니로서 어렸던 그녀는 부모와 학부모의 차이를 잘 몰랐을 뿐, 날 사랑하지 않았던건 아니란건 알고있어요.
그 일은 충격이었고, 그때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만들었어요. 난 일기장을 숨기는것이 아닌, 드러내는 쪽을 택했어요. 중학교 1학년생의 일기장 첫 머리엔 오글거리는 멘트가 쓰였어요. "난 숨기지 않는다. 읽고싶으면 읽어라. 읽어낼 수 있으면."
그건 상처가 되었을까? 사람들이 말하는 상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못하기에 뭐라고 말할 수 가 없어요. 그건 분명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았지만, 그게 날 제약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더 자란 이후에, 이 이야기를 어머니께 꺼냈더니 이 사건이 어머니에게 상처가 되었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찢겨진건 내 일기장인데, 어째서일까. 상처는 어떻게 생기는걸까. 난 아직 이해하지 못했어요.
https://twitter.com/#!/loveis803/status/170360967711035392
아 이게 상처구나. 그렇다면 잘 모르겠지만 나도 상처가 꽤 많을지도 모르겠어요. 이 정도의 충격적인 기억은 많이 있으니까. 음. 표현이 이상하지만.
그런데 견딜만 하다 - 고 생각하기 이전에 그렇게 괴롭진 않아요.
그래서 괴로워하는 사람들 앞에서, 이거 내 상처인데 - 라며 말하기는 애매모호.
어쩌면, 난 다치지 않았던게 아니라, 무감각하거나 좀더 잘 참는것 뿐이라고 하는게 정확한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 좋은 말이란 뭘까. 배려란 뭘까.
난 아직 이것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